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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제주의 이모저모

돌코냉이

작은항해자 2010. 5. 27. 13:08
위치 ; 애월읍 신엄리 신엄중학교 입구
시대 ; 조선
유형 ; 민간신앙
문화재 지정사항 ; 비지정

신엄리는 비교적 평탄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풍수지리적으로는 金盤型(금접시 모양)이라고 한다. 또 바다 쪽이 선두(船頭), 남쪽의 '감제기 르' 쪽은 선미(船尾)와 흡사하여 배 형국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마을의 동북쪽은 허(虛)한 것으로 이해되어 이것을 염려한 노인들은 속칭 '중숫물'이라는 지경에 방사탑 1기를 쌓았고,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약하다고 이해되던 곳에 방사(防邪)짐승을 만들어 세워 놓았다. 이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일로 그 중요성이 인정될 만하다.
짐승은 속칭 '가운(果園)목이'라 불리는 곳에 있었다. 가운목이는 지번 1068번지 일대로 조선시대에 북과원(北果園)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과원의 울타리 일부로 추정되는 넓고 높은 동서 방향의 울타리 위에 약 20m의 간격을 두고 머리가 길고 몸이 통통한 짐승 형태의 돌 4기가 놓여 있었다. 모두 동남쪽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데 개·고양이·말·소 또는 공룡돌·뱀 같은 형상이라고 전해진다.
이 석상들은 근래에 들어서 방치 상태였던 것을 30여년 전 속칭 '창남밭(참남밭)'이라고 불리는 마을 남쪽의 놀이동산으로 옮겨졌다. 그러던 것이 약 20년쯤 전에 2기를 분실하였고 1기는 신엄중학교 입구, 1기는 제주대학교 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현재 신엄중학교 입구에 놓여 있는 석상은 높이88cm, 너비 78cm, 폭 43cm이고 머리와 얼굴은 길이 56cm, 너비 34cm이다. 규격에서 보듯이 머리와 얼굴이 길고 넓적하여 마치 삼각형 비슷하다. 원에 가까운 타원 형태의 눈과 반원의 눈썹, 정면에서 측면까지 길게 표현된 입, 입 위로는 삼각형 모양의 코가 돌출되어 있다. 머리 밑으로 넓고 길게 만든 둔탁한 귀가 있다. 눈·눈썹·귀·입은 음각이고, 코만 양각이다. 머리와 얼굴은 세밀다듬을 하고 있는데 현무암 재질이어서 시각적으로는 거친 듯하다. 넓적하고 통통하게 표현된 몸통 부위는 거친다듬을 하였고 몸을 비롯하여 하반신 부분은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짐승은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머리는 수평으로 들고 먼 곳을 향하고 있어 수호적 의미의 양상이 짙은 개의 자태로 보인다.
이 석상은 마을 중심부의 허약한 곳을 보강하고 재앙을 막는 수호신(守護神)의 기능 외에도 마을의 경계석 또는 과원을 알리는 표석(表石)으로도 관련이 있을 듯 싶다.(제민일보 1995년 7월 5일)
1700년대 제주읍에는 동·서·남·북·중·별과원 등 6개소의 과원이 있었다고 하며, 그보다 앞서 1526년에 이수동 목사는 별방·수산·서귀·동해·명월방호소에 과원을 설치하고 그곳을 수비하는 군인으로 하여금 관리토록 했다고 한다. 그 후에 과원은 제주목에 22개소, 정의현에 7개소, 대정현에 6개소로 증설되었으며 숙종시에는 모두 42개소에 이르렀다. 이들 과원에서 생산되는 귤은 모두 중앙으로 봉진되었는데 봉진을 위한 양이 모자랐으므로 민가에 있는 귤나무를 일일이 조사하여 관리하였다. 백성들에게는 귤나무 8그루를 기준으로 하여 1년의 역(役)을 면제하여 주는 제도가 시행되기도 했지만 귤의 열매가 맺자마자 그 수를 일일이 세어 장부에 기록하였다가 그 수를 소유자에게 모두 부과했기 때문에 많은 폐단이 있어 백성들은 일부러 귤나무에 더운 물을 부어 고사시키는 경우도 있었다.(제주시, 탐라순력도. 24쪽)
(출처 - 고영철의 역사교실(http://jejuhistory.co.kr))


새덕이님에게 신엄중학교 입구에 돌코냉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관심을 안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지나가는 길에 문득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들어가 보았다.
중학교 입구에 바로 있는데 학교의 정문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원래의 의미는 지워저버렸지만, 학교의 학생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다시금 받은 듯 하다.
깔끔하게 단장된 학교의 입구에 잘 자리를 잡고 있기에 이런것도 하나의 아름다움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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