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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제주의 포구

제주의 포구

작은항해자 2010. 4. 27. 22:57
1. 제주의 포구

제주도는 4면이 해안으로 둘러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포구가 발달했다. 포구를 이르는 순 우리말은 '개'다. '개'를 한자 차용표기로 나타낸 것이 '浦'이고 이를 달리 '浦口'라고 한다.
제주 사람들은 포구를 개 또는 개맛, 개창, 성창, 돈지, 축항이라 부른다.
'개'는 강이나 내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으로 제주도에는 강이 없고 내또한 비가 내려야만 어느 정도 물이 차고 냇물을 이룬다. 그러니 제주도에서의 '개'는 미세기를 이용하여 배가 드나들 수 있게 바닷가에 인공을 가미하여 만든 시설을 말한다. 개가 있는 바닷가를 '갯곳(아래아)'이라 부른다.
제주의 해안선은 매우 단조롭다. 길이가 253km에 지나지 않는 화산섬의 단조성 때문에 입지조건이 좋은 천연포구가 드물다.
숙종 때 제주 목사를 지냈던 이형상은 <남환박물>에서 "사방 둘레는 칼날같은 돌로 둘러쳐져 있어 썰물과 밀물에 관계없이 배를 붙일 만한 포구가 귀할 수밖에 없는 섬"이라고 섰다.
김상헌의 <남사록>에서도 같은 지적을 하였다. "섬 주위는 불과 500리다. 해변물이 얕은 데는 바위가 창과 칼이다. 섬 전체가 모두 그렇다. 배를 잘부리는 자가 아니면 반드시 배를 부수고 만다."라고 적고있다. 화산섬이기에 창검과 같은 '여'가 많고 그로 말미암아 해안선 길이는 짧고 배를 부리기 힘들었다.
그러나 바다밭을 오가거나 단절된 섬의 특성상 외부와의 교역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 길목인 포구가 있어야 했다.
제주도내 포구가 관에 의해 축조되기는 1753년 김정 목사 때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김정목사는 대륙과의 왕래항인 별도포구와 산지포구를 수죽하기위해 도민을 부역하게 하였다.
현재 제주도 내에는 160여개의 크고 작은 포구가 산재해 있다.

2. 제주 포구의 구조와 축조

전형적인 제주 포구는 마을을 배경으로 그 주위에 등대 개당 소금밭 원봉수와 연대를 거느리고 있다. 포구 앞에는 거센 바람과 파도를 막는 여나 코지 등 자연물이 위치한다.
포구는 뭍으로부터 '안캐-중캐-밧캐'로 이루어져 있다.
 - 안캐 : 안쪽에 위치한 개라는 뜻으로 태풍에 대비 하거나 배의 수리를 위하여 배를 올리는 곳이다.
 - 중캐 : 배를 좀더 오래도록 정박시키기 위한 곳이다.
 - 밧캐 : 배가 언제든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캐-중캐-밧캐를 가르는 두개의 칸살은 서로 어긋나게 만들어 센 물살의 힘을 줄이는 지혜를 발휘했다.
'밧캐'앞에는 파도의 힘을 누길 수 있는 장애물인 여나 코지 섬이 있다. 이 장애물은 여가 되기도 하고 코지가 되기도 하고 섬이 되기도 한다. 제주시 화북동 금돈지 포구인 경우는 '지방여' 와 '튼여'가 바람막이 구실을 하고, 애월읍 구엄리의 '엄장포'는 포구 오른쪽으로 '상코지'가 길게 뻗어 동풍을 막고, 포구 앞쪽에는 '쉐빌레코지'가 위치하여 북풍을 막아준다. 이 '쉐빌레코지'왼쪽으로 '소금빌레'가 동서로 펼쳐지고 그 앞에 '납작여 안공여 밧공여'가 있다. 포구는 뭍으로부터 '안개-동개-철무지개-밧개'가 위치하고 있다.
이런 포구는 자연적 장애물을 이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런 자연적 조건이 만족하지 않으면서 포구를 축조하기도 한다. 이런 포구를 축조한 대표적인 예가 제주시 용담동 '다끈개'이다. 포구 이름이 '다끈개'여서 이름에서부터 이 포구가 축조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제주 포구는 자연의 지형을 이용하거나 부득이한 경우는 축조하여 뭍의 사람들로 하여금 바다를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 제주도 포구의 유형

포구는 지형과 조수 조건이 필수적으로 따라주어야 한다. 지형조건은 천연적으로 파도를 막아주거나 걸러주는 여나 섬 또는 코지가 반드시 받쳐주어야 한다. 그럴 경우 만입형은 포구 양쪽으로 파도를 걸러주거나 막아주기에 더 없이 좋은 지형조건을 갖추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조수조건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 만입형

- 만입, 조간대 상층형
  지형조건은 만입이고 조간대조건은 조간대 상층에 걸쳐있는 포구들이다.
우도 주흥동에 있는 중개, 구좌읍 하도리의 흰모살성창, 한림읍 주원리에 있는 큰물개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런 유형의 포구는 지형조건은 뛰어나나 조수조건이 열악하여 썰물이 되면 바닥이 들어나 천천후 포구가 되지는 못하였다.

- 만입, 조간대 중층형
  지형조건은 만입이고, 조수조건은 조간대중층에 걸쳐있는 포구들이다.
제주시 삼양1동의 앞개성창, 한경면 신창리 오아깅이물성창, 신촌포, 함덕포등이 속한다. 지형조건은 좋으나 조수조건이 보통이다.

- 만입, 조간대 하층형
  지형조건은 만입이고 조수조건은 조간대 하층 또는 점심대(漸深帶)에 걸쳐 있는 포구들이다.
지형조건은 물론 조수 조건이 뛰어난 편이다. 화북포, 조천포, 어등포, 별방포, 연혼포, 애월포 등의 포구가 이 조건에 있다.

- 곶형(串型)
조수간만의 조건에 따라

- 곶, 조간대 상층형
  지형조건은 코지이고, 조수조건은 조간대 상층에 걸쳐있는 포구로 썰물에는 바닥이 말라버려 대부분 가까운 곳의 여나 코지를 보조포구로 삼는다.
소흘포, 토산포, 원룡포, 고내포 등이 이에 속한다.

- 곶, 조간대 중층형
  지형조건은 코지이고, 조수조건은 조간대 중층에 걸쳐있는 포구로 조건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 썰물 때는 보조 포구를 이용한다.
무주포, 보목포, 고내포가 이에 속한다.

- 곶, 조간대 하층형
  지형조건은 코지이고 조수조건은 조간대 하층에 걸쳐 있는 포구로 지형조건은 열악하나 조수조건은 좋은 편이다.
천미포와 강정포가 이에 속한다.

- 빌레형
  지형조건은 빌레이고 조수조건은 조간대 상층 또는 조간대 중층에 있는 포구들이다.
 빌레 위에 생긴 물웅덩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어지간한 썰물에는 물이 말라버려 대부분 태우 두어척을 매어두는 작은 포구이다.
화북의 곤흘성창, 용담동의 개창, 하모리 산이물개 등이 이에 속한다.


- 천변형

건천의 하류 또는 그 어귀에 있는 포구들이다.
건천은 말 그대로 비가 올때만 물이 흐를 뿐 물이 수로로 이용되는 일은 결코 없다. 배의 출입이 가능한 하구를 겨우 배를 들여 매는 포구로 이용하였을 뿐이다. 천변형 포구는 지형 조건은 좋으나 내의 범람으로 위험이 따른다
소마로포, 서귀포, 대독포, 조공천 등이 이에 속한다.


- 복합형

 복합적인 조건에 있는 포구들로 지형조건이 그리 좋치 않은 편이다.
호촌포, 니포 등이 이에 속한다.


- 애형

단애로 이루어진 마라도의 사례다. 이 섬은 전체가 남에서 북으로 얕아지며 완만한 경사를 이루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보다 높은 단애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섬을 돌아가며 바다밭으로 나가는 길목이면서 배를 정박 시켜 둘 포구는 없다. 바람의 피해가 많아 바닷가에 임시 선착이 가능할 뿐, 뭍으로 올려 정박시켜야 한다. 5개의 선착장이 있다.


(2009년 7월 12일 제주문화유산답사회 -제주포구를찾아서- 모모님 자료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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